제목 부모가 기다려줄 때 아이는 자신의 하늘을 난다_벤자민 2기 서혁준 학생 백승미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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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기다려줄 때 아이는 자신의 하늘을 난다

 

자기 길을 가는 아이

요즘 나는 스물여덟 살 아들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뛴다. 고맙고 대견하고 참 신기하다. 나에게서 비롯한 생명이 자신의 길을 찾아 묵묵히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은 부모에게 참 벅찬 기쁨이다.

아들은 어릴 때부터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대부분의 아이가 학원을 오가며 바쁜 시간을 보낼 때, 아들은 성당에서 3년간 미사 반주를 하며 음악과 함께 성장했다. 또한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1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하며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탐 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은 단순히 학업에만 치우치지 않고 외부 세계와의 접점을 넓히며 내면의 힘을 키우는 귀한 시간이었다.

 

스스로 한계를 넘는 경험

사람들은 부모의 영향으로 자녀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삶에 책임지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믿는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팀워크를 배우고 협동심을 익히며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열흘간 걸었던 ‘국토대장정’은 아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성장의 경험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을 지나며 아들은 스스로 한계를 넘는 법을 배웠고, 내면의 힘도 더 단단해졌다.

나는 늦둥이 아들이 자기 힘으로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벅찼다.

부모가 대신 껍질을 깨주면 편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아이 스스로 깨고 나와야 비로소 자신의 날개를 펼 힘이 생긴다. 이를 잘 알면서도 부모로서 아이를 지켜보며 기다리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의 자립을 보며 벅찬 마음이 든 것은 그 어려움의 순간을 지난 기쁨이기도 했다.

 

선택의 원칙

벤자민인성영재학교 1년 과정을 마친 후, 아들은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명문사립고 진학 기회를 스스로 내려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으로 검정고시를 치렀다. 남들이 정해놓은 길보다 자신이 원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후 스스로 선택한 항공서비스학과에 수시 입학을 해 장학생으로 성실하게 공부했다.

대학 졸업식 날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 1,600명의 졸업생 중 수석으로 졸업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감사와 감격이 밀려왔다. 부모로서 느낄 수 있는 큰 기쁨이었다.

졸업 후 5개월 만에 항공사 승무원으로 입사하게 되었고, 1기부터 35기까지의 교육생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을 수료했다. 항공사 대표로부터 칭찬을 받고 여러 종류의 상까지 받는 모습을 보며, 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이 노력하고 성실함을 쌓아왔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입사 후 2년쯤 지났을 무렵에는 승진시험에 합격하여 교관이 되었다.

단체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일들이 없지 않았을 텐데, 힘든 내색 없이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내는 모습이 참 대견했다.

무엇보다 스스로 선택한 일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부모 공부

아들 위로 딸 둘이 있지만, 나는 늦둥이 아들과 더 많은 소통을 했다.

동시에 남편의 오랜 상처와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싶어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 석·박사 과정 공부를 시작해 현재 박사 수료를 앞두고 있다. 상담심리학 공부를 하며 깨달은 것은 결국 가족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과 소통이라는 점이었다.

아들과의 관계도 함께 성장해왔다. 서로의 마음을 듣고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가족 간 소통이 더욱 깊어졌다.

나는 그것이 행복한 삶의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엄마인 나에게는 아쉬움이 있었다. 아들이 서울의 대학에 진학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가끔 올라오곤 했다. 어느 날 용기 내어 그 마음을 아들에게 전한 적이 있다. 그때 아들은 담담하게 말했다.

“엄마, 저는 괜찮아요.”

그 짧은 한마디에 마음이 놓였다.

엄마의 기대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아이 자신의 만족과 행복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돌이켜보면 아들은 늘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남들과 달랐지만 뒤처지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힘으로 더 높이 날아올랐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남들과 같은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기 길을 갈 수 있는 힘이다.

얼마 전 아들이 내게 말했다. “엄마가 믿어주고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부모의 역할은 앞에서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것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아이를 믿고 기다리는 부모 되기

꽃은 때가 되면 스스로 핀다. 부모는 햇볕이 되어주고, 물이 되어주고,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주는 존재면 충분하다. 억지로 꽃을 피우게 할 수는 없다. 다만 꽃이 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뿐.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스스로 삶의 방향을 선택할 줄 아는 아이. 그런 아이들이 많을수록 우리의 미래도 더 건강해질 것이다. 모든 아이가 자기만의 속도로 아름답게 피어나기를 기도한다.


* 출처: 브레인잡지
* 글: 백승미 (마음공간 심리상담 힐링살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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