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졸업생 서혁준 어머님께서 보내주신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를 졸업한 아들의 엄마입니다.
아이를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뜁니다.
고맙고, 대견하고, 참 신기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아들은 늘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많은 부모들이 안정적인 길을 선택할 때, 우리는 학원과 성적 경쟁 대신 아이의 인성과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은 1년 동안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며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해 나갔습니다.
사실 엄마로서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괜찮을까?'
'힘들지는 않을까?'
'이 길이 정말 맞을까?'
수없이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결국 제가 붙잡은 것은 통제가 아니라 믿음이었습니다.
공부보다 먼저 사람으로 성장한 시간
아들은 어릴 때부터 경기민요를 배우며 해외 공연에도 참여했고, 지금은 경기민요 전수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당에서는 3년 동안 어린이 미사 반주를 맡으며 책임감과 성실함을 배웠습니다.
저는 아이가 공부만 잘하는 사람보다, 자신을 조절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랐습니다.
벤자민학교에서의 시간은 그런 부모의 바람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국토대장정이 가르쳐 준 것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국토대장정입니다.
서울에서 대구까지 걸어오는 긴 여정이었습니다.
낮에는 걷고 또 걷고, 밤이 되면 잠을 잘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어느 날은 해가 저문 문경에서 학생 네 명이 마을회관을 찾아가 조심스럽게 하룻밤 묵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주민분들의 따뜻한 배려로 하루를 보낸 뒤, 다음 날 다시 길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그 긴 여정을 끝까지 완주하여 대구에 도착했을 때, 아들은 단순히 먼 거리를 걸어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저는 그 시간이 아이에게 평생 흔들리지 않을 자신감과 정신력을 선물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남들과 다른 길, 그러나 결코 늦지 않았던 길
아들은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검정고시를 선택했습니다.
주변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습니다.
엄마인 저 역시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자기 힘으로 길을 만들어 갔습니다.
대학 수시 전형으로 당당히 진학했고, 졸업식 날 들려온 소식은 저를 울게 만들었습니다.

1,600명 졸업생 가운데 수석 졸업.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고 해서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자기 힘으로 걷는 아이는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꿈꾸던 승무원의 길, 그리고 또 한 번의 기적
아들은 대학 졸업 후 에어부산에 입사했습니다.
에어부산 수료식에서 1기~35기 전체 수석을 하고 그리고 2년후 교관이 되어 승무원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늘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온 아이답게 또 한 번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 낸 것입니다.
지금은 에어부산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에게 가장 큰 기쁨은 따로 있었습니다.
아들이 어릴 때 품었던 세 가지 소원을 모두 이루었다는 사실입니다.
얼마 전 아들이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기다려주고 믿어줘서 고마웠어요.
그리고 제 소원 세 가지를 모두 이루게 돼서 너무 행복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아이는 다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믿어주려고 애썼는지를 말입니다.

부모의 역할은 앞에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버텨주는 것
살아보니 부모의 역할은 앞에서 아이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버텨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꽃봉오리를 억지로 벌린다고 꽃이 빨리 피는 것은 아닙니다.
때가 되면 꽃은 스스로 피어납니다.
부모가 할 일은 햇빛이 되어주고, 물이 되어주고, 아이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뿐입니다.
아들은 자기 힘으로 날아올랐습니다.
저는 그저 바람이 되어주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오늘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내게 와준 아들에게,
그리고 아이를 믿을 수 있는 엄마가 되게 해준 시간들에게.
